나의영화편력

우리사회에 회색은 없다! - 경계도시2

경차니 2010. 3. 10. 17:54

어제 국회에서 이정희 의원과 최문순 의원의 주체로 '경계도시2'의 시사회가 열렸다.


영화 시작 전 홍형숙 감독의 한마디가 영화가 끝날 때까지 계속 머리속에 있었고 그것은 사실이었다.


"보시는 내내 불편한 영화가 될 것입니다"


그렇다.

보는 내내 정말 불편했다.


한동안 잊고 있었던 '국가보안법'을 다시 내 머리속에 강하게 각인시켰고 난 과연 어느편인가? 하는 물음을 끝없이 했다.

그리고 언론의 광기....


반드시 어느 편에 서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우리사회

37년만에 고국을 찾았지만 어느 편을 선택해야만 했던, 송두율 교수.


예전 송두율 교수의 책은 무척 어려웠던 기억이 난다. 단순히 '송두율 교수의 책을 읽었다'에 만족할 정도로 말이다.

내용은 거의 기억나지 않고 책 제목 정도만 기억에 남는... 그런 경우이다.




송두율 교수 -


송두율 - 젊은 시절 유학길에 오른 뒤, 1970년대를 시작으로 한국 내 독재정권에 저항하는 유럽 지역의 반체제 운동을 주도하는 한편, 학자로서 자신의 역할을 남과 북을 넘나드는 '경계인'으로 규정하고 한반도 문제에 대한 다양한 학문적 성과를 내놓는다. 그러나 박정희 정부에 의해 '반정부 인사'로 분류되어 오랫동안 입국이 금지되었다. 마침내 2003년 9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의 초청으로 37년 만에 가족과 함께 귀국했지만, '해방이후 최대 거물간첩'으로 몰려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 받았으며, 9개월간의 긴 법정투쟁 후 2004년 7월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나 독일로 돌아갔다. (영화소개 리플렛 中)


영화는 2003년 귀국 후 부터 구속과 석방까지를 다루고 있다.

영화를 보니 정말 그때 온사회를 온통 헤집어놓았던 사건이었던것 같다. (지금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것처럼 나 또한 그러했다)


양심과 사상의 자유 - 헌법에 보장되어 있고 소위 진보적인 사람들의 우선가치 중에 하나다.

하지만 그를 지지했던 사람이나 그를 '거물간첩'이라며 입에 거품을 물었던 사람 모두 그를 그로서 인정하지 못하고 이쪽편이냐 저쪽편이냐를 끊임없이 강요하는 모습은 몹시 불편하고 쓴웃음이 나왔다.


그러면서, 만약 내가 그 때 그 위치였다면 나의 행동은 어떠했을까? 무의식 중에 나 또한 '국적'이나 '헌법수호'등의 단어가 머리속을 채우며 어느 쪽 서라고 강요하지 않았을까? 섬뜩하다.


이명박 정부의 지금 -

그 때와 달라진게 없다. 여전히 국가보안법의 망령이 살아 끊임없이 사람들의 생각과 사상을 해집고 증명하려 들고 어느 편에고 서게 만들고 있다.


자신을 정확히, 정직하게 바라보고 뒤돌아보고 행동한다는 건 참 어렵지만 정말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가슴 깊이 느꼈다.

냉정하게 자신을 바라보고 사고하자!


홍형숙 감독의 말처럼 이 영화가 그저 불편하고 아픈 영화로 끝나는게 아니라 그 때 그 상처와 불편함을 정확히 느끼고 인지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