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영화편력

저 달이 차기 전에...

경차니 2009. 11. 18. 10:30

사람들은 보통 무슨 영화를 봤다고 하면 "재밌어?"학 물어봅니다.

그 의미가 꼭 깔깔거리며 배꼽잡게 웃기는 영화냐라고 물어보는 것은 아니겠지만 이번 '저 달이 차기 전에'를 보고 난후 그렇게 물어보는 주변 몇몇의 사람들에게 "재밌었어"라고 대답할 수 없었습니다.

 

바로 지난 여름을 몸과 마음을 분노로 뜨겁게 만들었던 쌍용자동차 옥쇄파업에 관한 영화였기 때문입니다.

그 상황을 '재미'로 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시사회여서 극장의 큰 화면까지는 아니었지만 그 여름 평택에서 하루만이라도 함께했던 사람이라면 공장안 노동자들의 진솔한 이야기에 계속 흐르는 눈물과 웃음을 멈출 수 없었을 것입니다.

 

파업의 정당성, 공권력의 폭력, 사측의 비열함... 이런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는 노동자들이 누구는 살고 누구는 죽는것이 아니라 '함께살자'는 목표로 파업에 돌입하고 모두 막혀버린 공장안에서 벌어지는 그들, 노동자들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그래서 밖에서 함께 싸웠던 연대단체들이나 가족들의 이야기도 없습니다.

노동자들의 아내이야기, 아이들 이야기, 부모들 이야기,  공장안에서의 동지애와 다툼들...

 

저도 이 글에서 이런저런 주장을 하지는 않겠습니다.

 

지난 여름, 현장에 와 보셨던 분이던 그저 뉴스화면과 신문으로만 소식을 접하셨던 분이던 그 여름 '쌍용자동차 노동자'에 관심을 가졌던 사람이라면 한 번 꼭 봤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후원시사회 : 11월24일 6시 인디스페이스(중앙시네마 3관)

 

그리고 과연 구조조정이라는 이름으로 앞으로도 벌어질 노동자에 대한 해고만이 정답이고 그것이 올바른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 봤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