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영화편력

밥줄의 '해피'한 이야기- 해피 플라이트와 밥줄이야기

경차니 2009. 7. 29. 10:46

해피 플라이트 -

 

워낙 여름에 대작의 개봉작들이 많아서일까? 어느 영화소개 프로그램에서 보고 '봐야겠다!'라는 마음을 굳혔지만 이래저래 잊고 살다가 어제 갑자기! 문득! 불현듯! 영화를 봐야겠다는 생각에  이 영화를 하는 극장을 찾느라...^^;

 

다행히 아직까지 상영하는 극장이 있었다.

함께 본 관객은 많아야 30명..

 

'차우'에 '해운대' 등이 휩쓸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영화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도 많을테니까...

 

일본영화는 그런데로 많이 보는 편이다.

정서나 흐름들이 우리와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일본영화 -

 

 

이번 영화도 크게 재미있거나 감동있거나 하는 영화는 아니었다.

사랑얘기 하나없는 그저 '공항'이라는 곳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일들과 그 일들을 해 나가는 사람과 노동자들의 이야기다.

평소에도 비행기 한대 띄우는게 그리 쉬운것은 아니겠거니~ 했지만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안전하게 비행기를 띄우고 운행하기 위해 수많은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아주 잘 표현해 주고 있다.

 

흔히 비행기나 공항이 나오는 영화는 스튜어디스와 승객, 조종사 정도만 표현하지만 이 영화는 관제소, 정비실, 통제소, 티켓카운터 등 공항에서 벌어지는 거의 모든것을 보여준다. 그 안에서 벌어지는 세대간의 갈등과 각자 맡은 업무간의 갈등, 승객과의 갈등, 선후배간의 갈등 등 우리가 일상적으로 직장에서 부딪히고 마주하게 되는 그런 일들이 그 거대하고 한치의 오차도 없어야 할 것 같은 공항이라는 공간에서도 똑같다.

 

예전에 mbc에서 주말 밤에 했던 드라마... 아 생각났다! '에어시티'도 뭐.. 비슷한..(하지만 이 드라마는 국정원이 나오고 애정전선에 더 많은 할애를..^^)

 

이 세상을 움직이는 모든 사람들이 세상의 주인이듯 공항이란 공간에서 어느 누구 하나 빠져서는 안되는 것처럼 복잡한 갈등의 복선이나 애정이야기 하나 없이 딱히 주인공이라고 할 것도 없이 이 영화에 나오는 모든 배우들이 주인공이다. 런닝타임이 좀 짧은듯 하지만 더 길어봤자

 군더더기가 될 것 같은 영화기도 하다.

 

참, 일본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익숙한 얼굴들이 많이 나온다. 특히 마지막 엔딩크래딧 장면에 나오는...ㅋㅋ (직접 보세용~)

 

뻔한 전개에 결말도 뻔하지만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 내 주변에서 알게모르게 이 사회를 움직이는 '노동자',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의 존재와 소중함을 다시 한번 일깨워줬다.

 

 

이 영화를 보면서 얼마전에 본 책도 같이 오버랩되면서 생각이 났다.

'밥줄이야기'라는 책이다.

 

3년동안 이 땅 낮은 곳에서 직업적 천대와 선입관으로 멸시받지만 누구하나 필요하지 않은 사람이 없고 사연없는 사람이 없는 사람들이 진솔하고 그들이 흘리는 땀처럼 짜고 진득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청소부에서 때밀이, 도축업자, 로프공, 우편배달부 등...

우리가 평소엔 잘 인식하고 있지 못하는 사람과 직업에 대한 이야기이다.

 

무슨 일을 하던 직업은 노동자에겐 말 그대로 '밥줄'이다.

 

공항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더 멋있고 폼있어 보여도 그 사람들이게도 그것이 '밥줄'이다.

영화에서 국제선 항공기에 처음으로 탑승하는 새내기 스튜디어스의 실수연발에 '화려하고 멋진 세계일 거라 착각했나?'며 일갈하는 고참 스튜디어스와 말과 같이 그 어느 직업이던 밖에서 바라보는 시선과 달리 고달프고 힘든 일이다.

 

지금 자신에게 화이팅!!하고 외쳐보자! 화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