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

밀라노를 가다 - 이탈리아 교육여정기-5

경차니 2009. 3. 17. 09:05

드디어 첫 주말이다.

 

그리고, 밀라노와 베니스를 향해 출발~!!

아침 일찍부터 움직이려 했으나 아침식사도 하고 이것저것 준비하느라 출발이 늦었다.

토리노역(Torino Porta Nuova(중앙역))에서 10시50분 기차를 탔다. 밀라노 중앙역(Milano Centrale)에 11시40분 도착예정이다. (요금은 9.2유로, 이탈리아를 포함해 유럽은 기차 종류가 많다. 그중 가장 싼, 거의 모든역에 정차를 하는 'R'기차를 탔다.)

 

 △토리노에서 밀라노 중양역까지 가는 기차표. @kona

 

기차 역시 따로 개찰구가 있는 것이 아니어서 그냥 표 끊고 타면된다. (우리 ktx처럼) 하지만 기차표엔 날짜만 표시되어 있고 열차시간 등은 표시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버스나 트램처럼 펀치기계에 넣고 탑승시간을 찍어야 한다. 만약 표를 구입하지 않고 승차하거나 펀칭을 하지 않고 탑승해 검표원에게 발각(?)시 폴리스가 뜨거나 과태료 50유로를 물어야 한다. 밀라노까지 가는데는 검표하지 않았다.

따로 좌석이 지정되어 있지도 않다. 먼저 앉는 사람이 임자다. 그래서 일찍 서두르지 않으면 자동입석이 되는 낭패를 보게된다.

 

유럽은 기차로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특히 밀라노 중앙역은 국제선과 이탈리아 주요도시와 모두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역의 규모 또한 어마어마하다. 그리고 역 밖에서 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기차역과는 다르다. 몇백년은 되어 보이는 외관과 커다란 돔과 커다란 시계 등으로 그 자체가 하나의 문화유산이다.

 

10여분 정도 연착되어 11시 50분경 도착한 밀라노 중앙역 -

규모가 정말 컸다. 20여개에 가까운 트랙속에 출발하고 도착하는 기차들과 승객들로 토요일 밀라노 역은 인산인해였다.

 

 △밀라노 중양역. 엽서에서나 나올법한 규모의 역이다. @kona

 

 △밀라노 중양역. 역시나 공사중. 벽에 그려진 그림. 역 자체가 문화유산. @kona

 

우리의 밀라노 일정은 중앙역을 출발해 스포르체스코성 → 산타마리아델레그라치에교회 → 다빈치과학기술박물관 → 두오모광장 → 두오모성당 →  비또리오 에마뉴엘레 2세 갈레리아 → 스칼라극장 → 브레라미술관 등의 일정이었다.

 

밀라노에도 지하철이 있다. 크게 3개노선으로 1호선과 2호선은 우리 서울처럼 빨강, 녹색선이고 3호선은 노란색선이다. 먼저 여행객들을 위한 3유로짜리 일일승차권을 구입했다. 이탈리아의 모든 대중교통(버스, 트램, 지하철)은 한번 타는데 1유로다.

 

 △일일(24시간) 승차권. 3유로다. 1회권은 1유로. @kona

 

 

 

지하철의 문 닫히는 속도와 힘이 상상을 초월한다. 위 사진은 출입문에 붙어 있는 문 닫힐 때 조심하라는 그림 표시긴 한데 정말 조심해야 한다. 닫히는 출입문에 손가락이라도 끼었다간 손가락이 으스러지겠다 싶을 정도다. '지하철이 완전히 멈춘 후에...' 이런말은 통하지 않는다. 문이 닫히면서 출발하거나 열리면서 도착하는건 예사고 아예 몇미터를 앞서 서서 다시 뒤로 한참을 후진해서 문을 여는 경우도 몇번을 봤다. 안습이다. 

 

앙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도착한 스포르체스코성 -

 

규모가 무척 큰 성이었다.  밀라노의 영주 프란체스코 스포르차의 명령에 의해 다빈치, 브라만테 등의 참여로 1450년에 완공되었다고 한다. 비스콘티가의 거성으로 지어졌으며 성의 내부는 고고 미술관과 고고학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미켈란젤로가 임종하기 3일 전까지 작업을 했고 지금은 미완성으로 남겨져 있는 대작 <론다니니의 피에타>가 보관되어 있다고 하는데, 내부까지 구경하기엔 마음이 급한 나머지 겉만보고 패스~

 

 △스포르체스코성. @kona 

 

 

△스포르체스코성 앞에서 성을 그린 그림들. 이뻤다. @kona

 

 △스포르체스코성. @kona 

 

△스포르체스코성. @kona 

 

다음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최후의 만찬>이 있는 산타마리아델레그라치에교회(Santa Maria delle Grazie)로 GOGO~ 
르네상스 초기를 대표하는 건축물의 하나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물로 교회를 유명하게 한 것으로 또 한가지는 좌측에 위치하고 있는 수도원 식당내에 있는 벽화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최후의 만찬(The Last Supper, 1498)"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만 길을 헤매고 찾기를 일단 포기. 일단 듀오모광장으로 향했다.

듀오모광장과 성당의 규모 역시 대단했다. 10여년동안 개보수를 진행하고 있다는 듀오모성당은 세계에서 4번째로 큰 성당이란다. 옥상으로 올라갈 수도 있으며(당연 유료~) 그 곳에서 바라보는 밀라노 풍경이 일품이라고 한다. 밀라노 시내엔 높은 건물이 없다. 아마 이 성당보다 높은 건물은 없을듯.. 옥상까지 올라가는데 계단을 이용하면 6유로인가? 엘리베이터는 8유로를 받는다. 

 

피렌체와 함께 '냉정과 열정사이'의 배경이되는 밀라노의 중심이기도 하다.

피렌체에도 듀오모, 밀라노에도 듀오모 성당이 있는데 '듀오모'라는 말이 대성당이란 뜻으로 이탈리아 전역에서 볼 수 있으며, 대개 마을의 중심부에 있는 대성당이란 말이란다. 

 

△듀오모성당 정면. 사진으로 보면 크기가 가늠이 되지 않지만 실제론 정말 웅장하다. @kona 

 

△듀오모성당 측면. 막 꽃몽우리가 올라온 나무와 함께 웅장한 모습의 듀오모 성당. @kona 

 

 

△듀오모성당 내부. 내부 역시 실제론 정말 웅장하다. @kona 

 

△듀오모성당 내부. @kona 

 

△듀오모성당 내부. 사진 위쪽에 잘 보이진 않지만 예수상이 걸려있다. @kona 

 

비또리오 에마누엘레 2세 갈레리아로 통하는 대형 아치문. 저 끝에 스칼라 극장이 있다. @kona 

 

듀오모성당 내부는 밖에서 보는 것보다 더욱 웅장하고 경외스러웠다. 듀오모성당의 경비는 사뭇 삼엄했다. 경찰들과 군인들이 각 문들을 지키며 가방검사까지 했고 경찰들이 성당과 광장주변을 경비했다.

어느 큰 광장이 비슷하겠지만 듀오모광장 또한 '비둘기광장'이었다. 사람들과 비둘기들로 정신이 없었다.

이 듀오모광장을 중심으로 뻗어나간 길과 건물들. 어떻게 저렇게 오랜된 건물을 그대로 두고 그 안에 최신 상점들이 들어가 장사를 하고 있는지 감탄스러웠다. 우리처럼 부수고  다시 짓는데 익숙해진 나에겐 이해하기 어렵기도 했고 존경스럽기도 했다.

 

이탈리아 지하철의 표시는 'M'이다. 그리고 맥도날드도 M. 이탈리아에도 어느곳에나 있는 맥도날드와 지하철표시가 잘 못 보면 순간 착각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정도 거리에서야 성당이 다 잡힌다. 보이는 M이 지하철 표시. 맥도날드와 비슷하지 않나? @kona 

 

그리고 반드시 먹어 보겠다던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음~~~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그 이후로 틈만 나면 난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그 부드럽고 입안 가득 퍼지는 달콤함과 시원함이란~~~ 귀국해서 다른 아이스크림 어떻게 먹나~ㅎㅎ^^

 

 

△잊을 수 없는 아이스크림 맛. 이 순간에도 먹고싶다~^^ @kona 

 

이제 숙소를 잡기로 했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민박집으로 정하기로 하고 미리 알아온 몇군데 전화를 걸어 숙소를 잡았다. 아침과 저녁을 한식으로 준다는 말이 혹~해서 한사람당 25유로라는 거금(?)을 투자하기로 하고 다시 관광시작~

 

민박집 사장님의 추천으로 다시 <최후의 만찬>이 있는 산타마리아델레그라치에교회로 향했다. 원래는 그 그림을 보려면 한달에서 2주전에 예약을 해야하는데 재수가 좋으면 볼 수 있을것이라며 다른 건 몰라도 그건 꼭 보라는 말씀에 서둘러 발길을 옮겼다.

 

 

△최수의만찬 그림이 보관된 교회. 그림을 못 본 아쉬움을 뒤로하며. @kona 

 

듀오모 광장에서 교회까지는 트램을 이용했다. 우리 식으로 전차.

하지만 결국 우리는 그림을 보지 못했다. 물어보려는 순간부터 튀어나오는 'sold out!'이란 말...

6인가 8유로를 투자해야 해서 일정을 준비할 땐 조금 망설였는데 막상 볼 수 없다는 말에 더욱 보고픈 마음이 드는건 왜 일까?^^

시간은 이미 5시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우리는 미술관이던 박물관이던 하나라도 보자라는 일념하에 다음 일정으로 브레라미술관을 찍었다.

하지만 역시 이 건물 찾느라 시간을 허비, 겨우 찾았지만 막 문을 닫으려 했다. 사정을 할 수도 없고 아쉽게 발길 을 돌릴 수 밖에...

결국 밀라노에서는 중요한건 봤지만 겉만 볼 수 밖에 없었다는..슬픈 전설이...^^

 

우리는 급피곤함을 느끼고 일단 숙소로 들어갔다가 저녁을 먹고 다시 나오기로 했다.

도착한 숙소는 '유로스타'라는 민박집이었다. 20여년이 넘게 부부가 이곳에서 살면서 민박집을 운영하고 있었다. 6시정도에 도착해서 저녁을 준비하기 전이라 급하게 우선 떡라면과 우리밥(안남미가 아니다~)과 김치로 일단 끼니를 때웠다. 정말 오랜만에 맛보는 김치와 우리밥, 끓인라면~(이후에 저녁을 줄 주 알았는데 그게 끝이었다. 조금 실망..이 실망은 더운물이 나오지 않고 다음 날 아침 식사를 삶은게란과 빵으로 주는데까지 이어져 숙소평점 F를 줄 수 밖에 없었다.)

 

 

△오랜만에 먹어보는 '끓인라면'과 우리밥과 단무지와 김치(김치는 짤렸다) @kona 

 

저녁엔 명품거리와 스칼라극장, 다빈치 동상을 구경했다.

재작년 독일에서도 그랬는데 유럽은 보통 7시에서 8시 사이에 대부분의 상점들이 문을 닫는다. 주말은 늦게까지 거리에 사람들이 있지만 9시가 넘으면 거리에 사람들도 없다. 우리같이 밤문화와 회식문화가 익숙한 사람들에겐 속터질 노릇이다. 

 

△아르마니 본점 건물. @kona 

 

△가격표가 잘 않보이는데 이 백이 1,560유로다. @kona 

 

△명품거리 사이사이로 나있는 길들은 예뼜다. @kona  

 

△베르사체. 내가 아는 몇 안되는 명품 브랜드. @kona 

 

△가격표 잘 보시라~ 9,950유로. 대체 얼마야?! @kona  

 

이 곳도 비록 관광도시긴 하지만 7시30분이 넘어서자 상점들이 철시하기 시작했다. 명품거리도 마찬가지..

패션과 명품의 거리인 '몬테 나폴레오네'로 가서 명품들을 구경했다. '구경'만 할 수 밖에 없다. 아르메니 본사부터 시작된 명품거리의 명품가격들은 상상을 초월했다. 기본이 몇천유로를 넘는다. 그렇게 세계적으로 유명하다는 온갖 명품상품들을 보면서 나오면 듀오모성당 뒷편이다.

 

 

△듀오모성당 야경. @kona

 

다시 듀오모성당 왼편으로 있는 대형 아치문을 들어서면 이곳이 비또리오 에마누엘레 2세 갈레리아다. 백화점과 상점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천장 높이도 어마어마하고 중앙의 아치돔에 있는 그림들도 볼만하다. 그 끝으로 가면 다빈치동상과 스칼라극장으로 이어진다.

스칼라극장은 오페라극장으로 오폐라 가수라면 누구나 한번쯤 서보고싶어 한다는 '꿈의무대'란다.

 

△스칼라극장. @kona

 

△레오나르도 다빈치 동상. 스칼라극장 건너편에 서 있다. @kona

 

△이탈리아 맥도날드는 럭셔리~ 금색로고에, 현지화 전략인가?^^ @kona

 

 

△숙소로 돌아가기 전 비또리오 에마누엘레 2세 갈레리아에서. @kona

  

 

이렇게 해서 밀라노의 짧은 여행을 끝내고 숙소로 돌아와 아침 일찍 베니스, 베네치아로 향하기 위해 잠자리에 들었다.

 

* 베니스는 내일 씁니다. 졸려...-.-

 

 

△듀오모성당. @kona 

 

 △듀오모 성당 내부. @kona

 

△트램에서 바라본 밀라노 시내. @kona

 

비또리오 에마누엘레 2세 갈레리아. @ko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