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

토리노 생활의 끝이 보인다 - 이탈리아 교육여정기-7

경차니 2009. 3. 20. 05:03

이제 이곳 토리노의 생활이 끝이 보인다.

 

오늘,내일 해서 참가자들의 개인 프로젝트 발표를 끝으로 일요일에 독일 베를린으로 떠난다.

 

정말 엊그제 온것 같은데 무엇을 했는지 아무 정신없이 시간이 흘렀다. 그렇게 바쁘거나 정신없던 시간은 아니었는데 말이다.

 

그동안 교육은 재미있었고 의미있었다.

 

 △ 수업장면. 총 3개조로 나누어서 수업을 진행했다. @kona

 

 △ 이 곳엔 우리뿐 아니라 각종 과정들로 전세계 노동조합 활동가들의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다른 과정 참가자들의 야외수업인듯. 볕이 너무 좋아 보인다. 우린 한번도 야외수업 못했다. IT니깐~ㅋ^^ @kona

 

한국에서는 일상에, 일에 치이고 바쁘다는 핑계로 나의 일과 나의 조직, 민주노총, 노동운동, 조직, 교육, 선전 등등..에 대해 물음표를 던지거나 실제적인 고민을 해 본적이 없었다.

 

이 곳에 와서 'braiin storming' 머리굴리기...^^; 많이 했다.

수업마다, group work마다 강사가 강조하는 말! 브래인스토밍!

노동조합의 조직율이 왜 떨어지나? 그렇다면 조직율을 높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단체교섭 적용률(산별)이 왜 저조한가?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노동조합, 운동이 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미조직노동자, 여성, 청년층, 이주노동자, 아웃소싱 노동자들을 노동조합으로 가입시키기 위한 방법은? 이들에게 산별교섭 적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재정문제는 어떻게? 노동자정당과 정치력과 정책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등등... 이게 다 질문지에 써 있고 이런 질문의 답을 group work으로 찾는 것이다.

 

 △ IT를 이용하는데 노동조합이 부족한 것은 무엇인가? @kona

 

  △ group work를 통해 나온 참가자들의 아이디어 @kona

 

 △ group work를 통해 나온 참가자들의 아이디어 @kona

 

쉽지 않은 질문이다. 이걸 영어로..^^;

더 어렵다. 하고싶은 말은 많지만 단어, 단어로 겨우겨우 이해시키는 정도다.

 

그리고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IT를 사용하는 질문들이 이어진다.

과연 노동조합은 IT가 필요한가?부터 시작한 질문은 그렇다면 IT로 노동조합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IT를 노동조합에서 사용하는데 방해물은? 부족한 것은? 그 방해물과 부족점을 극복하는 방법은?...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개인적으로 민주노총에서 '정보통신'일을 하고 있는데 위의 질문을 한번도 진지하게 해 보지 못했던 것 같다. 충격이다. IMPACT...

 

 △ 맨 앞줄 가운데가 강사였던 hiro. 일본사람인데 제일 열정적이었고 가장 기억에 남는다. 수업이 끝나고 기념촬영 @kona

 

 △ 이 교육센터엔 도서관도 있다. 도서관이 아늑하고 여유로웠다. 공부가 절로 될듯..^^난? 사진찍으로 한번 갔다.^^ @kona

 

IT강국이라 일컬어져 자만 아닌 자만을 했었는데 위의 질문에 함께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과 다른 나라의 사례와 좋은 아이디어의 웹사이트도 봤다. 다 기억할 수 있을진 모르지만 우리나라만, 우리 조직만, 나만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 많은 나라와 많은 노동조합에서 고민하고 있었다.

 

이곳이 나름 교육기관이라 인터넷이 그나마 빠른편이라 한다. 우리에 비하면 속터져 죽는다. 그 동안 올렸던 블로그의 사진과 영상 올리는데 걸리는 시간이 거짓말 안하고 한국의 몇십배는 된다.

 

그런데 이러한 것조차 제대로 되어 있지않아 이번 교육과정을 통해 알게되고 배우게 되는 나라들(아프리카와 남태평양 국가들)도 있었다.

 

어쨌든 다른나라 동지들은 우리나라의 IT기술의 빠른변화와 사회변화에 관심이 많다.

난 오늘 프로젝트 발표를 했다. IT를 매개로 해서 노동조합 활동에서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만드는 것이다. 나는 참여,공유,개방을 적용해서 토론게시판을 만들어 운영하는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사실 이번 민주노총 홈페이지를 개편하면서 적용하는 거다.ㅎ^^

 

 

     △ 무엇인가 열심히 설명하고 있는 나~^^ @kona

 

    △ 오~ 제법~  열심히 잘 하는 척ㅋ~^^ @kona

 

말이 맞는지 틀리는지도 모르고 그냥 머리속에서 생각나는데로 단어,단어로 손짓발짓 써가며 열심히 설명했다. 나의 프리젠테이션이 끝나고 코맨트를 해 주면서 작년 한국에서의 촛불이야기를 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각종 IT기기를 이용해 확산시키고 함께했다는 이야기..(역시 아는 내용이라 잘 들린다.ㅋㅋ)

 

우리에겐 여전한 화두인 '2008년 촛불' -

 

 △ 교육센터 내 어느 건물에 있는 조형물. 무엇일까? 알순없지만 멋져보여서 한컷~ 자전거와 잔디에 핀 민들레도 어울린다는 개인적인 생각^^ @kona

 

이 멀리까지 와서 아무소득이 없으면 어쩌나 걱정아닌 걱정을 했었는데 무슨 기술을 얻어가거나 하지는 않지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주고 머리를 흔들어 주었다. 브래인스토밍!!^^ㅋㅋ

 

사실상 나는 모든 일정이 끝난 셈~^^

 

내일은 토리노 이야기를 좀 해야겠다. 밀라노니 베네치아니 다녀왔지만 정작 십여일이 넘게 있었던 이 도시에 대해선 아직 잘 모른다. 알아봐야겠다. 나름 동계올림픽도 하고 큰도신데 말이다.^^

 

국내든 국외든 '연대'가 중요하다.

Solidar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