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

첫수업을 받다 -이탈리아 교육여정기-2

경차니 2009. 3. 11. 03:02

드디어 이탈리아에서의 첫날이 밝았다.

거리로는 8,900km가 넘고 시간차이는 8시간 차이나는 정말 머나먼 '이억만리'라는 말이 떠오르는 이곳에서 첫날을 맞이했다.

 

아침은 제법 쌀쌀했다.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가을날씨가 연상되었다.

대략 6시30분에 동이 트고 오후 6시30분쯤 해가 진다.

 7시부터 시작된 아침식사는...

식빵에 치즈와 베이컨을 얹어먹는거 외엔 손이 갈 수 있는게 없었다. 식사만 하러가면 속이 니글니글~^^

 

정말 오랜만에 무엇인가 배우기 위해 아침을 준비하고 가방에 책과 노트, 사전과 필기구를 넣고

'수업'이란 것을 들으러 가는 기분 - 꽤 괜찮고 설레는 기분이었다.

첫수업이 시작되었다.

 

ILO교육센터 소개와 이번 training course 설명이 이어졌다.

 

총 3개조로 나뉘어 16명이 참가한 과정이었다.

우리조는 나를 포함해 6명으로 한국 2명, 보스와나, 피지, 중국, 베트남에서 온 동지들이 만났다.

그 외 다른 조는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인도, 파키스탄, 네팔 등에서 온 동지들이었다.

 

앞으로 20여일동안 이 16명과 함께 할 것이다.

(사진은 나중에...첫날, 둘째날이라 정신도 없고 서먹서먹하기도 하고..^^)

 

그중 인도네시아에서 온 친구와 친해졌다. 한국에서 온 우리들 옆방이기도 하고 해서 저녁에 소주도 먹이고 컵라면도 먹이면서 손짓발짓 써가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각종 소개가 이어진 후 자기소개 시간 -

영어 울렁증이 있었던 우리들은 나름 진땀을 흘리며 자기소개를 무사히 마쳤다. 둘 다 영어를 그리 잘 하지 못하니 이해해 주고 많이 도와달라고 했다.

격려의 박수인지 동정의 박수인지 몰라도 따뜻한 박수가 이어졌다.  -.-

 

점심시간.

외국에서의 수업과 강의는 1시간30분 수업에 30분 티타임, 점심시간도 1시간30분이다.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식당으로~ 식당으로~^^

100명 이상은 돼 보였다. 유럽인들도 많았고 특히 동남아시아 사람처럼 보이는 이들이 많았다.

아무래도 노동운동이나 노동자의 상황이 열악하기 때문에 이런저런 교육들을 많이 받는다고 생각했다.

 

아침보단 낳았지만 여전히 먹을것이 별로다. 밥이 있지만 씹히지도 않는 안남미에 입에 맞지 않는 소스류들, 각종 빵에 각종 베이컨류들...

밥에 샐러드와 과일을 조금 먹고 아이스티 한잔 먹었다.

이러니 저녁에 배가 고파 아껴먹어야 할 컵라면과 소주를 먹지...ㅋ

 

점심시간이 끝나고 본격적인 수업 시작 -

어렵다... 세계화와 금융위기 속에 노동운동의 도전과 ILO의 역할 등에 대한 강의였다.

뭐... 전부 다 알아들었다면 거짓말이고, 반을 알아들었다면 그것도 거짓말이고..^^;

그냥 이해하는 정도였다고만 말할련다.

 

그렇게 오후5시가 넘어 첫날 수업이 끝났다.

 

다음날 각 참가자별로 country report를 발표해야 한단다.

저녁식사 후 준비하려 했으나....

소주의 유혹이..^^;

결국 밤11시가 넘어서야 준비했다. 한시간여를 준비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3월 10일.

역시 날씨는 짱!이었다.

 

오전수업은 국제노동기준과 ILO협약 중 기초협약과 그 체결과정 등에 대해서 강의를 들었다.

점심시간 이후 드디어 발표의 시간~

 

어떻게 했는지 기억도 없다. 프리젠테이션을 띄우고 어제밤에 정리한 프린트물을 줄줄 읽었다.

그것도 발음이 잘 되지 않아서 혀도 꼬이고.. 진땀은 삐질삐질..

그럴때마다 주변에서 발음을 수정해 주고 내용을 이해하는표저와 고개짓으로 도움을 주었다.

 

휴~

끝났다.

이제 본격적인 IT에 대한 내용으로 강의가 시작되었다.

모처럼 60~70%를 이해할 수 있었다.

선생님도 강의를 활기차고 쉬운 단어들을 이용해 흥미있고 재미있게 강의를 진행했다.

모처럼 영어로 하는 농담과 조크드를 이해하고 웃어봤다. ㅎㅎ

내일도 기대된다.

 

지금 7시 저녁식사 전에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만만치 않은 과정일 것이라 예상은 했지만 어렵다. 이제 이틀 지났을 뿐인데..

잘 버틸 수 있을런지...

홧팅!하자.

김치 먹고싶다. 정말로...

긍정적 사고!!

positive think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