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

토리노 시내구경 가다 - 이탈리아 교육여정기-3

경차니 2009. 3. 12. 08:11

3월 11일 수요일.

여전히 날씨는 짱~이다. 맑은 하늘과 군데군데 구름들..

오늘은 아침조깅을 했다.

 

아침 6시경 - 어스름하게 동이 터오는 가운데 이곳 교육센터 캠퍼스를 달렸다.

시차때문인지 잠이 줄어 새벽에 한번 깨면 다시 잠들기가 어렵다.

공기는 차가웠지만 40여분을 땀 좀 흘리고 달렸더니 상쾌했다.

 

맛없는 아침을 먹고 다시 수업시작 -

오늘부터 본격적인 실습에 들어갔다.

open office라고 해서 MS의 오피스 프로그램들을 - 워드,엑셀,파워포인트 등 - 대신해 누구에게나 무료로 배표되는 오피스 프로그램에 대한 교육과 실습이었다.

 

몇백달러를 주고 사야 하고 저작권문제가 발생하는 상업용 MS 오피스 대신 누구나 어디서나 읽고 쓸 수 있는 오픈소스 개념의 오피스 프로그램이다.

 

저장도 MS오피스의 확장자명으로 저장이 가능하고 기능도 비슷했다. 잘 몰랐던 기능들도 새롭게 알 수 있었다.

 

돈이 있던 없던 누구나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 -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노동조합을 만들고 조직하고 운영하는데 한걸음 더 나갈 수 있는 나라와 노동조합이 많다는걸 다시 느낄 수 있었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이나 아프리카, 남태평양의 작은 나라에서는 정말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을 이해하고 진도를 따라가는 내 자신이 신기하고 자랑스러웟다.ㅋㅋ~

오늘은 open office(www.openoffice.org)중 WRITE(Ms오피스의 words)와 CACL(MS오피스의 Excel)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과 실습을 진행했다.

 

그렇게 한참을 집중(?)해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우리 수업을 계속 기웃거리더니 쓱~ 들어와 청강을 하거나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을 관찰하는 사람이 있었다. 처음에 봤을 땐 중국인이거나 잘하면 한국인이겠구나~ 했었다.  그러더니 내 옆으로 오더니 영어로 혹시 중국인이냐고 묻길래(참가자 중에 중국인이 있었다) 저쪽을 가리키며 '저 사람이 중국인이다'라고 말해 주었다. 그랬더니 그러면 어디서 왔냐고 묻길래 'from korea'라고 말했더니 바로 들리는 한국말~^^

 

알고보니 미국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대학원을 준비하면서 이곳 이탈리아까지 인턴으로 일하게 되었다는 한국인이었다.

 

지난번 비행기에서 만났던 스튜디어스처럼 무척 반가워했고 나 역시 너무 반가웠다. 20대의 여성이었는데 자기도 이곳에 온지 일주일밖에 되지 않았다며 한국인을 만나게 될 줄이야 꿈에도 몰랐단다. 이탈리아어를 못해 나름 소외당하고 했었는데 정말 반갑다면서 말이다.

 

나도 이곳에서 참가자도 아닌 스탭으로 일하는 한국사람을 만나게 될 줄이야...

부모님은 한국에 있고 중학교때 미국으로 유학을 가 이곳까지 인턴으로 왔단다. 모든게 낯설고 사람들과 친해지기도 어려운데 오랜만에 한국말로 대화해 본단다. 내일 점심을 같이 먹기로 했다. 우리야 일정이 끝나면 다시 돌아가지만 비록 자기가 원해서 공부하고 배우려고 이곳에 왔지만 20대 젊은 나이에 얼마나 같은 말을 하고 비슷한 사고를 하는 사람을 만나니 얼마나 반갑고 좋을까? 그리 긴 시간 있지는 않지만 있는 동안은 잘 해 줘야겠다.(스텝이니 우리가 도움을 더 많이 받겠지~^^)

 

5시경 수업이 끝나고 시내구경을 갔다.

사실 어제가 sightseeing을 하는 날이었는데 나는 가지 못해 아쉬웠는데 오늘 쇼핑을 하는 날- 살것은 없지만 몇일째 교육센터 울타리안에만 있다보니 답답하기도 하고 시내가 궁금하기도 해서 나갔다. 5유로의 차비를 내고 도착한 곳은.....

 

 

 

 

 

 

 

 

 

 

 

 

 

 

 

 

까르프...

 

우씨~ 왠 까르프?!

물론 까르프뿐 아니라 쇼핑센터 개념의 대단위 쇼핑센터였다.

가격이나 여러면으로 볼 때 썩 좋은 선택은 아니었다. 그래도 바람도 쐬고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어서 좋았다.

 

 

저녁으로 난 피자를 선배는 피자가 싫다며 결국 맥도날드 햄버거를...

피자 1/4이 6유로, 선배가 먹은 햄버거(롯데리아의 델리버거 수준이었다) 역시 6유로.

햄버거 하나에 12,000원인 것이다. 경악!이다.

 

 

 

센터내에 있는 식당이 그나마 싼 가격인것을 알았다. 보통 한끼 식사를 하는데 8~10유로 정도가 든다. 가격은 지금 환율로 2만원까지 들지만 먹는거라고는 빵조가리에 샐러드, 밥 정도인데 말이다.

 

교육센터로 돌아와 그냥 잘 수 있나~^^

이번엔 피지에서 온 AJ라는 이름의 26살의 젊은 동지와 한잔~

맥주를 사기 위해 구내식당에서 캔맥주 6개를 샀는데 계산하는 캐셔가 우리를 보더니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면서 마지 못해 계산해 준다.  어젠가도 6개를 샀었다. 그 때 그 캐셔였다. 우리가 아마 술먹으로 이곳에 온 줄 알것이다. ^^

 

이 피지에서 온 사람 술꾼이었다. 소주도 잘 마시고 맥주와 소주를 섞은 폭탄주도 잘 마신다.

처음보는 사람과, 이 과정이 끝나면 평생 다시 볼 수 있을 가능성이 거의 없는 외국인과 대화하고 건배하고 농담하고 웃으면서 술을 마신다는게 새로운 경험이었다.

 

날이 갈수록 새로운 사람과 만나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경험하는게 좋다.

내일은 또 무슨일이?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