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

낯선땅에서의 첫날 -이탈리아 교육여정기-1

경차니 2009. 3. 9. 07:03

3월 7일 오후 9시. 인천공항.

 

11시55분 두바이행 비행기를 타야한다.

9일부터 27일까지 이탈리아 튜린(토리노)과 독일 베를린에서 ILO에서 국제교육코스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IT기술을 이용해 노동조합의 조직과 교육, 리서치 등의 활용과 세계화와 경제위기에 노동운동은 어떻게 해야하는가에 대한 교육들이다.

 

하지만 영어에 자신이 없기에 걱정만 하고 별 준비도 하지 못하고 떠나게 되었다.

천만다행인지 한 선배와 같이 가게 되어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 - 

   

 

10여시간의 비행 끝에 도착한 두바이. 워낙 각종 언론에서 두바이,두바이 하는 바람에 나름 기대 아닌 기대를 했었다. 역시나 그래봤자 공항내에서만 있는데 특별히 볼 것은 없었다.

 

그래도 그 규모는 어마어마했다.

거의 모든 항공기의 환승공항답게 게이트수도 엄청났고 면세점 규모 또한 어마어마헀다.

4~5시간을 기다려야 했기에 나름 구경을 한다고 했지만 시간이 많이 남았다.

 

그 큰 공항에 흡연실은 단 하나!

처음 비행기가 착륙하면서 기내방송으로 친절하게 두바이 공항은 금연공항으로 지정되어...어쩌고저쩌고 하길래 '담배 피워되 되는 공항이 있나'하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을 했었는데, '단 하나'의 흡연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 작은 흡연실에 사람들은 바글바글~

난 담배 피는 것을 포기하고 의자에 앉아 잠을 청했다.

떠나기 전 무엇을 먹었는지 속이 계속 불편하더니 설사가 나오기 시작해서 더욱 힘들었다.

다행이 밀라노로 가는 환승 비행기를 타기 전에 진정이 되었다.

두바이 시간으로 오전 9시5분 비행기를 타고 다시 이탈리아 밀라노로 향했다. 6시간의 비행시간이었다.

 

그렇게 비행시간만 16시간, 공항과 비행기 머문시간이 꼬박 24시간, 5끼의 식사를 비행기에서 하는 기염(?)을 토했다.

 

밀라노공항은 작은 공항이었다. 날씨는 무척 따뜻했으나 멀리 눈덮인 알프스산맥이 병풍처럼 휘감은 모습을 보며 웃옷을 다시 여미게 되었다.

두바이에서 밀라노로 오는 비행기에 우연히 한국인 스튜디어스가 있었다. 처음 탈 때  '어서오세요'하며 한국인사말을 하길래 신기해 하며 한번 쳐다봤었다. 비행이 거의 마칠 무렵 그 스튜디어스가 내 곁으로 다가오더니혹시 한국사람이라며 무척 반가워하였다. 그도그럴것이 이탈리아 로마도 아니고 그것도 두바이에서 밀라노로 가는 비행기에 한국인이 탑승하는 경우는 흔지 않으리라.

 

그 스튜디어스는 뭐 필요한게 없냐며 친절하게 대해 주었다. 나는 순간 목이 너무 말라 그냥 물이나 한잔 달라는 센스~^^ 그녀는 소박하다며 물과 쥬스, 칫솔 등 비즈니스석에 제공되는 물품들을 한아름 안겨주었다. 타지에서 만나는 동포는 이렇게 반가운가 보다.

 

이쁘고 친절했던 스튜디어스와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앞으로 고난(?)이  펼쳐질 튜린(토리노)로 향했다.

토리노는 다들 알다시피 동계올림픽 개최지다. 밀라노에서 한시간 남짓 걸렸다.

 

가는 고속도로에서 바라본 이탈리아는 뭐랄까. 좀 황량하다고 할까? 을시년스러웠다. 가는 길 내내 보이는 만년설의 알프스산맥은 정말 멋진 풍경이었다. 저기에 알프스소녀 하이디가 살고 있을까?^^

 

이곳과 한국의 시차는 -8시간.

시차라는게 웃기다. 떠난지 시간적으론 만 하루가 넘었지만 여전히 같은날 오후. 지금 이글을 쓰는 시간도 8일 밤 10시지만 한국은 9일 월요일 오전 6시다.

 

내일부터 펼쳐질 이곳 생활에 자신은 없지만 먼곳까지 온 만큼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리라. 다행히 한국에서 둘이 와서 다른 나라 사람들과도 크게 서먹서먹거리지 않고 짧지만 이것저것 물어보고 대답하면서 한국에서 가져온 팩소주도 한잔 하면서 이 밤을 마무리 하고 있다.

 

정말 피곤하다. 이틀만에 온전하게 맞이하는 밤이다.

숙소도 깨끗하고 편리하게 되어있다.

ILO에서 국제노동교육을 위해 만든 이 센터는 대학처럼 숙소동과 강의동, 식당, 각종 편의시설이 대학캠퍼스처럼 되어있다. 옆으로 개천도 흐르고 조깅도 할 수 있게 산책길도 잘 조성되어 있다. 한국에서의 일만 아니면 몇달이고 있고 싶을 정도다.

 

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