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

아들 중심의 설 문화 바뀐다

경차니 2009. 1. 24. 14:58

<'아들 중심의 설 문화 바뀐다' 뉴스보기>

 

얼마전 선배가 무작정 바꿔주는 전화를 얼떨결에 받아들고 인터뷰를 수락했었다.

내용은 위 뉴스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새롭게 바뀌는 명절 풍속도와 평등명절의 내용이었다.

 

지금의 반려자와 연애하던 시기, 결혼을 고민하고 생각하면서 우리가 '결혼'이란 것을 한다면 서로 어떻게 할까? 어떤 부부가 될까? 등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난다.

 

가사문제부터 태어날 아이의 성씨문제까지 - 그리고 명절을 보내는 문제도 포함해서 말이다.

몇번 다툼도 했었던 것 같다. 가사분담을 동등하게 나누자는 아내와 시간이 되는 사람이 하자라는 내 주장이 맞서 서로 편지도 쓰면서 해결했던 기억도 있다. 명절을 보내는 문제, 즉 한번은 시댁에서 차례를 또 한번은  친정에서 차례를 지내자고 할 때 솔직히 좀 당황스러웠다. 전혀 생각지도 못 했던 일이었기 때문이다. 일단 '부모님이 허락 하실까?'하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여러 상황에서 자신이 주체가 빠지고 싶을 때 주로 객관을 탓하고 주변 사람 핑계를 대기 마련이다. 하지만 난 일딴 찬성을 했고 결혼 후 이 사실을 어머니께 말씀드렸다. 어머니께서는 그렇게 하라고 의외로(?) 적극 찬성하셨다. 당신도 부모님이 살아 생전 그렇게 하지 못했다며 세상도 바뀌었으니 그렇게 하라고 하셨다.

 

하지마 아버님은 아직이다. 아버님도 장남이고 나도 장남이다.

예전엔 큰할아버지 할머니 제사까지 지냈었다.

연세가 드시니 아버님 파워보단 어머님 파워가 더 커져서인지 할아버지와 할머니 제사만 지내고 있고 종교적인 실천으로 제사상도 과일과 떡, 꽃 정도만 올리는 간소한 세사상을 차리신다. 절도 남자들만 하는게 아니고 어머님을 포함해 작은 어머님 등 함께 제사를 모시러 온 모든 사람이 절을 한다.

 

아버님 입장에선 '장남'이 명절날 차례를 지내지 않고 처가집 먼저 간다는 게 잘 이해가 되지 않으신가 보다. 아버님을 이해는 할 수 있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 이번 설에 가서 얘기를 해보기로 했다.

사실 아내는 제사문화를 싫어한다. 제사로 인해 가부장적인 사회구조가 유지되고 이어져 오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도 그 점은 부인하지 않는다. 다만 그런 생각을 일상적으로 하지 않고 당장 '남자'인 나는 그게 살아가면서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나의 문제'가 아니었기도 했다. 처가집은 부산, 우리집은 고양, 차례를 지내야 하는 곳은 안산이다. 거리가 꽤 멀다. 일년에 설과 추석, 이렇게 2번 있는 명절 - 아내도 멀리 떨어져 있는 부모님을 얼마나 보고싶어 할까는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하지만 수십년을 당연하게 제사와 차례는 '남자집'에서 지내는 것을 '따지지도 묻지도 않고' 당연히 여겼었다.

 

나름 남녀평등 실천에 관심있고 실천한다고 생각하지만 아직도 많은 것이 부족하다. 그나마 지금의 아내를 만나게 되었으니 망정이지... ^^;

 

사람이 평소에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깨는 것은 참 힘들고 어려운 일이다.

앞으로 살면서 더 많은 것을 깨고 부수고 다시 새로운 것을 채우는 삶을 살고 싶다.

비울 수 있는 용기 - 정말 그것은 '용기'와 '실천'이 필요하다.

 

용기를 내자!

실천을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