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

나를 보내지마! never let me go!

경차니 2011. 5. 22. 10:09

 

마지막 장을 넘기고 나서야 이 책을 사람들이  SF로 분류한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가 흔히 SF하면 나오는 외계인, 우주선, 새로운 행성.. 그런 거 안 나온다.
SF로서 하드웨어적인 부분이 아닌 소프웨어적이라고 해야 할까?

 

인간의 장기이식을 목적으로 복제되어온 존재들에 대해 이들도 인간이라는, 영혼이 있는 인간, 존엄받아야 하는 인간이라는 것을 사회적으로 일깨우기 위해 기존의 시스템을 부정하고 헤일셤이라는 새로운 학교(시스템)을 통해 그나마 '인간'적인 ‘클론’을 생산하려 노력한다.

 

캐시, 토미, 루스라는 3명의 주인공은 '클론'이라는 복제 인간으로 헤일셤이라는 기숙학교에서 생활하며 여느 ‘인간’과 같이 연애도 하고 왕따도 당하고 축구도 하고 그림도 그리면서 생활한다. 하지만 이들도 자신들이 언젠가는 '기증'하게 되리라는 운명을 알고 키워지고 자라난다. 각자 그런 것들에 대해 고민하지만 안하는 것처럼, 그것에 관해 서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들은 복제인간이기에 생식능력이 없다. 그들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는 '기증'이기에 그저 건강한 몸을 유지하면 된다. 그래서 성관계와 관련한 수업에서 피임을 강조하지 않는다. 성관계도 사랑을 부여하거나 연애를 부여하지 않고 성적욕망을 풀기위한 방편에 불과할 뿐이다. 성관계를 도덕적 잣대로 들이밀거나 사랑이나 연애의 관점으로 보지 않는다. 

 

하지만 이들도 꿈이 있다.
직장을 가진 멋진 캐리우먼이 꿈인 루스, 아기엄마가 되고픈 캐시, 그림을 통해 영혼을 중명하고픈 토미도... 하지만 다 불가능한 미래요 희망이다. 이 학교를 졸업하면 ‘인간’을 위해 몇 번의 '기증'을 통해 결국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운명이다.

 

단순한 '생물'로서 인간이 필요로하고 그것이 사회적으로 용인되어 '인간'에게 장기를 공급하는 '인간'... 상식적으로 그런 사회가 앞으로 존재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기도 하면서 영화 '아일랜드'나 소설'멋진 신세계'를 보면 그런 사회가 앞으로 나올 수도 있겠구나 싶다. 지금도 수많은 동물들을 인간을 위해 실험하고 먹고하지 않는가? 

 

그 속에서 '인간의 존엄성은 무엇인가?' '인간은 무엇으로 존재하는가?'하는 철학적 의문을 던지게 만드는 소설이다.

결말도... 참... 뭐라고 해야 할까? 충격적이라면 충격적이고 '이게 뭐야?'라는 말이 나올 수도있는 결말이다.

 

SF가 맞기는 한데...  세밀한 묘사를 통한 설명보단 머리속으로 끊임없이 상상하게 만드는, 그렇게 머리속으로 그려보면 섬찟한 기분이 들게 만든다.

 

괜찮는 소설이다.

동명 영화가 있다. 이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never let me go'다. 영화도 구해서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