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영화편력

아홉살 내인생

경차니 2008. 1. 5. 21:20

* 2005년 5월에 쓴 글입니다.

 

 

토요일에 '극장전'을 보고 '역시 홍상수는 나와 맞지 않아'라는 자괴감에 어제 두편의 영화를 컴퓨터를 통해 봤다. '쿵푸허슬'과 '아홉살 내인생'.

쿵푸허슬은 그냥 액션물답게 그냥저냥 재미있게 봤고 아홉살 내인생은 별기대 없이 시간이 남아서 보게 되었다. (사실 다시 홍상수에게 도전을? 하면서 '생활의 발견'을 10분동안 보다가 기어이 포기했다. -.-)

'이 자식들 정말 아홉살 맞어?'하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다.

여민이와 우림이의 사랑 이야기나 우림이가 겪는 아픔, 여민이가 겪는 아픔이, 그리고 그것을 극복해 가는 과정이 보기 좋았고 감동적이었다.

잠시 나의 '아홉살 인생'을 떠올려 본다.
아홉살이면 국민학교 2학년.

난 그당시 부산에 살았다. 그땐 몰랐는데 난 사립국민학교를 다녔단다. 믿기지 않는다. '사립'이면 '공립'과는 다른 무언가가 있어야 하지 않은가? 한데 그 후 다 커서 국민학교시절을 친구들과 이야기해 보면 별반 다른 것이 없었다. 정말 사립이었을까? -.-

반장같은거 안해 본 사람이 없다지만 그 당시에는 반장,부반장의 폐해가 많았던지 총 6명의 '학급지도위원'이라고 해서 6명을 선출했던 기억이 난다.

믿는 사람은 한명도 없겠지만 난 여자애들에게 인기가 나름데로 괜찮았다.(정말이다!!)
1학년때는, 지금도 이름이 기억나는데 김명희라고... 반장을 하던 아주 총명한 아이였다. 내 기억으론 내가 부반장인가 뭔가 하던 때 같다. 어느 날 무엇때문에 그랬는지는 기억이 없지만 우리집에 놀러와서 단둘이, 울 집 안방에 앉아 문여닫이TV(아는 사람은 안다)를 보며 즐거운(?)시간을 가졌던 기억.

2학년 때는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내짝꿍이었던 정말 미모의 여자아이가 있었다. 긴생머리에 큰눈, 갸름한 얼굴, 키도 크고...캬~ ^^;

어찌어찌하다 둘이 다툼을 벌이다 그 아이가 내 왼쪽 손등을 꼬집어 피가 났던 기억도 난다. 그 영광의 상처는 지금도 흉터로 남아 있다. 그 당시 그 아이의 아버지는 부산의 큰 병원의 원장이었단 기억도 있다. 제일 보고싶은 아이이다.

4학년때 이사를 가게 되었는데, 그때 반 아이들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운동장을 걸어 교문까지 나오는데 꽤 많은 친구들이 따라오고 몇몇 여자친구들은 울기까지 했다.
캬~ 감동이지 않은가?? 푸하하하~ 내 인생의 절정기였다... 아~ 옛날이여!!

큼큼...모냐~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져서 헤어나오지 않는군... ^^
더 가지 말고 여기서 줄여야겠다.

하여튼 나의 '아홉살'은 이랬다~라는 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