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영화편력

'화성으로 간 사나이'를 보다

경차니 2008. 1. 5. 21:15

 

* 2005년 2월에 쓴 글입니다.

 

연휴 마지막 날.... 컴터에 다운 받아 놓은 '화성으로 간 사나이'를 봤다.



신하균도 나오고 김희선도 나오고.... 박소현이 나온다는 사실이 경악(?)케 했다.

그냥 흔한 멜로물이었다.
김희선이야 '그냥' 이쁘게 나오는 것이고...
신하균의 그 바보스러우면서도 천진난만하고 맑은 웃음

사랑하고 기다리고 떠나보내고를 반복하는....

이 영화를 본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몰라도... 나는 박소현이 맡은 '선미'라는 역이 참 마음에 와 닿았다.

서울에서 만난 김희선(소희)에게 딱지를 맞은 신하균(승재)이 속이 상했는지 자신을 짝사랑하는 선미(박소현)에게 비빔밥을 우적우적 먹다가 순간적으로 청혼하는 신이다.

승재가 어떤 남자를 좋아하냐며 묻자 선미는 얼굴에 물기를 머금은 사람이 좋다고 말한다.
그래... 승재의 그 웃음엔 정말 물기가 촉촉히 묻어 있는듯 하긴 하다. ^^;

하지만 승재가 결혼하자고 무심히 말하며 밥을 먹자 선미는 그말을 하고 밥이 넘어가냐며

'너한테 관심 못받는거 알고 마음정리 수없이 하는 거 알고 읽지도 않은 잡지 너 얼굴볼려고 열개나 보는 거 알면서 (승재는 우체부로 나온다) 나한테 결혼하자고 말하고 밥이 넘어가'
라고 말하면서 엉엉 울면서 밥 한숟가락을 먹는 장면 -

표정도 압권이다(정말 박소현의 연기력에 엄지손가락을 우뚝~)

좋으면서도 너무도 허망해 울면서 그에게 화딱지를 내는 선미와 아이러니 하지만 이 순간이 가장 인간적으로 보였던 승재의 이 장면이 유독 감정에 와 닿았다.

그리고 소희에게 바로 차인 후 주체하지도 못할 그런 말을 던졌기에, 즉 장면의 배치가 잘 이루어졌기에 구태의연함이 아닌 생짜의 감정 이입이 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아직도 그 장면이 너무 생생하다.

오래된 영화이긴 하지만 눈 덮인 그 너른 들판과 신하균의 웃음, 박소현의 연기력..
전체적으로는 그럭저럭이지만 이 장면만은 참 기억에 오래 남을듯 하다.


조성빈, 부탁할께 (영화 '화성으로 간 사나이 中')
 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