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

사회개혁이냐 혁명이냐...

경차니 2012. 10. 11. 12:32

"자본주의 사회의 생산관계는 점점 더 사회주의적인 것에 접근한다. 그러나 이에 반해 자본주의 사회의 정치적, 법적 관계는 자본주의 사회와 사회주의 사회 사이에 더 높은 벽을 세운다. 이 벽은 사회 개량이 진전됨으로써도 그리고 민주주의의 발전을 통해서도 약화될 수 없으며 반대로 더욱 강화되고 높아질 뿐이다. 따라서 이 벽을 무너뜨리는 것은 오로지 혁명의 망치질, 즉 프롤레타리아가 정치 권력을 장악하는 것뿐이다"(53p)


110여년전 로자 룩셈부르크가 당시 사회민주주의의 개량주의와 수정주의를 비판하면서 쓴 '사회개혁이냐 혁명이냐' 의 일부다.


역시 제목이 확~ 끌어당기고 문고판이어서 구입했으나... 어렵다..^^; 하지만 읽어볼 만 하다. 2~3번은 반복해서 읽어야 할듯..ㅎ



사회주의로의 점진적 성장 -

"중간계층은 일거에 무너지지 않으며, 사회의 양극화 가정은 잘못된 것이다. 위기가 심화됨으로써 자본주의가 붕괴될 것이라는 가정 역시 잘못된 것이다. 반대로 자본주의는 개혁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다. 보통선거권 확대를 통한 정치적 민주화, 그리고 입법과정을 통한 민주주의 확대과정은 자본주의 사회를 점진적으로 '사회주의적인' 상태로 이끌어 갈 것이다." (131p)


"사회주의로의 점진적 성장이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자본주의 사회의 생산관계는 결코 위기 요소를 약화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강화하기 때문이다. ... 자본주의의 '적응수단'이라 규정한 현상들 - 카르텔, 신용체계, 커뮤니케이션 수단의 발달, 노동자 계급의 지위상승 - 이 결코 자본주의의 위기를 완화할 수 없다고 파악한다." (132p)


그러면 사회개혁과 혁명은 대립적인가?


로자는 서문에서 이렇게 밝힌다.


"이 글의 제목을 처음 본 순간 놀랄지도 모른다. 사회개혁이냐 아니면 혁명이냐? 그렇다면 사회민주주의는 사회개혁을 반대할 수 있다는 말인가? 또는 사회민주주의는 사회혁명, 즉 자신이 최종 목적으로 설정한 현존하는 질서의 전복을 사회개혁에 대립시킬 수 있단 말인가? 물론 그렇지 않다. 사회개혁을 위한, 또 기존의 기반위에서 노동하는 대중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그리고 민주적 제도를 위한 일상적인 실천투쟁은 사회민주주의가 프롤레타리아 계급투쟁을 지도하며, 정치권력을 장악하고 임금체계를 폐지한다는 최종 목표에 이를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사회민주주의를 위한 사회개혁과 사회혁명 사이에는 분리될 수 없는 연관이 존재한다. 왜냐하면 사회민주주의에서 사회개혁을 위한 투쟁은 수단이며, 사회혁명은 목적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내가 그리는 미래사회는 어떤사회인가?



마지막으로 로자의 당과 대중을 대하는 관점.

로자의 혁명관념을 대중의 자발성에 대한 신뢰로 특징지을 수 있다고 한다.


"러시아 프롤레타리아가 교육되지 않아서가 아니라, 바로 혁명이 그들을 훈육시키는 것을 불필요하게 했기 때문이다" (138p)


"사회민주주의자는 가장 계몽되고 계급의식을 지닌 프롤레타리아의 전위다. 그들은 '혁명적 상황'이 다가오길 팔짱을 끼고서 숙명론적인 방식으로 기다려서는 안된다. 그들은 모든 자발적인 민중운동에서 갑자기 무엇인가가 떨어지기를 기다려서는 안된다. 반대로 그들은 언제나 사태의 발전을 촉진시키고 사태를 발전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 (139p)


우리에게 익숙하고 각인된 규율로 바라보는 당과 대중이 아니라 그 대중의 자발성을 최대한 살리고 신뢰해야 한단 얘긴데... 쉽지 않은 얘기다.


그리고 자유에 대한 많이 들어본 문구까지...

"단지 정부를 지지하는 자만을 위한 자유, 단지 당원만을 위한 자유는 당원의 수가 아무리 많다고 하더라도 전혀 자유가 아니다. 자유는 언제나 그리고 전적으로 다르게 생각하는 자들의 자유다"


이름만 들어왔던 그녀에게 호기심이 생긴다~^^



독일 ZDF방송에서 제작한 역사다큐 '로자룩셈부르크와 자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