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

게이와 술주정뱅이가 결혼한다는 반사회적(?)소설??

경차니 2012. 4. 16. 16:34

반짝반짝 빛나는저자  에쿠니 가오리 지음


역자  김난주 옮김

출판사 소담출판사 | 2002.02.18







남자를 좋아하는, 남자애인까지 있는 남자와 어느 한순간이라도 술이 없이는 살 수 없는 여자가 결혼을 했다?


이 책의 주인공들이다.


굉장히 우울할 것 같은 내용이지만 그렇지 않다. 


내가 직접 당사자가 아니어서 그런지, 그저 소설속의 이야기여서 그런지 몰라도 이해할 수 있을것 같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사랑'의 여러 모습속에서 상상하기 힘든 경우의 수이지만 정말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고 사랑한다는 것이

이런것이겟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아기를 가져야만 진정한 부부라는 것에 한치의 의심도 없는, 절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양 부모님들...

상대가 게이이던 알콜중독자이건 그런 서로를 충분히 이해하면서 결혼생활을 하는데 불편함이나 이상할 것이 없는 부부...


그런 부모님을 위해 인공수정, 그것도 남편과 남편의 애인 정자를 섞어 인공수정할 수 없냐는 아내...


일반 사회의 통념으론 잘 이해할 수 없는, 하지만 다른 곁가지를 모두 쳐내고 오직 두 사람만의 사랑과 그 두 사람만의 이해와 요구만을 생각하면 한 측면으로 공감할 수도 있는...


그 두 사람만을 위한 반짝반짝 빛나는 두 사람만의 사랑...


이기적일 수도, 반사회적일 수도 있지만 과연 '사랑'이란 무엇인가? 그 '사랑'의 정의를 다시 한번 고민하게 끔 만든다.


책에 이런말이 나온다.


몇 십 년에 한 번, 온 세계 여기저기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흰 사자가 태어난다고 합니다.

극단적으로 색소가 희미한 사자인 모양인데,

무리에 섞이지 못하고 따돌림을 당하는 터라, 어느 틈엔가 무리에서 모습을 감추고 맙니다.

하지만, 그들은 마법의 사자입니다.

무리를 떠나서, 어디선가 자기들의 공동체를 만들어서 생활하는 거죠.

게다가 그들은 초식성입니다. 그래서, 물론 증명된 것은 아니지만, 단명한다는 거에요.

사자들은 바위 위에 있는데, 바람에 휘날리는 갈기는

하얗다기 보다 마치 은색처럼 아름답다는 겁니다.

 

이 소설 속 두 주인공이 바로 이 은사자 같다.


내가 엄청 좋아하는 영화'냉정과 열정사이'의 원작자 에쿠니가오리.


그의 사랑 이야기는 무척 섬세하고 따뜻하고 부드럽다. 반짝반짝 빛나는 사랑-